헝가리가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최대 50억 유로(67억 달러)를 지원받게 됐다고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신문은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이번 주 헝가리를 지원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혀 추가적인 구제금융 가능성을 시사했다.
ECB가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유럽연합(EU) 국가에 자금을 지원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헝가리는 EU 가맹국이지만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5개 국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이슬란드는 중립국으로서 아예 EU국가 자체에 포함되지 않는다.
헝가리는 금융위기가 재확산된 이후 채권시장이 제 기능을 상실하고 외환이 고갈되는 등 심각한 자금 경색을 보여 왔다. 전일 MSCI 이머징 시장 지수가 7.7% 하락, 2005년 이래 최저치로 가라앉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는 선진국가보다 더 취약한 신흥 소국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소재 콩코드증권사의 야노스 새뮤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투입으로 외환 시장이 숨을 쉴 수 있게 되더라도 국내 채권 시장은 여전히 마비상태"라며 "시장을 되살리려면 더 분명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르차니 페렌츠 헝가리 총리는 지난 13일 'IMF구제금융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음을 사실상 시인한 바 있다.
한편 FT는 IMF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우크라이나에 대한 IMF의 구제금융 규모가 30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를 100억~150억 달러로 추산했다.
IMF가 우크라이나와 헝가리에 대한 지원금액을 확정하게 되면 이는 금융위기가 발발한 이후 EU국가에 자금을 지원한 첫 사례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