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1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국회가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소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자칫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증인 40여명에다 참고인 15명 등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인이 모두 50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법적ㆍ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거의 모든 기업을 소환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정감사에 꼭 필요한 경우 기업인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벌일 수는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기업인들을 소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구나 국정조사에 꼭 필요한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소환하겠다는 것은 해당 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국회 국정감사는 법적인 처리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사항과 중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적 처리가 완료된 사안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다시 조사를 벌이는 경우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보다는 대부분 정치적 공방에 기업인을 이용할 소지가 크다. 또한 법적인 처리가 진행 중인 사안은 지나치게 정치 이슈화되는 경우 법적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인 소환을 자제하는 것이 옳다. 국회 국정조사라는 것이 대개 청문회처럼 증인 또는 참고인을 죄인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기업인에 대한 무더기 소환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증인의 인격 등을 도외시한 채 최대한 정치적 쟁점화하려 함으로써 기업과 기업인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게 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기업과 기업인의 잘잘못은 법적으로 가리고 잘못이 있는 경우 법적 처벌을 받는 것으로 충분하다. 지나치게 정치권이 나서 호통치고 으름장을 놓는 것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된다. 더구나 경제사정이 어렵고 기업인들의 사기도 극도로 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이 기업과 기업인에 쓸데없이 부담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