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의식조사] "현상황 위기" 43% "과장됐다" 6.2%

[공무원 의식조사] "현상황 위기" 43% "과장됐다" 6.2% 경제난 원인과 극복방안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이 외환위기 당시만큼은 아니라도 상당히 위기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43.8%가 '환란직후에는 못미치지만 상당한 경제위기'라고 답했다. '좀 어렵지만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34.4%로 그 뒤를 이었으며 '심각한 상황이어서 특단대책이 필요'(15.4%), '위기상황이 아닌데 과장됐다'(6.2%)는 응답들은 소수 의견이었다. 한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다소 낙관적이라는 견해(좀 어렵지만 나아질 것)가 가장 많았다. 반면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건설경기를 반영하듯 건교부 공무원들은 경제부처중 가장 비관적인 응답을 많이 했다.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각 이익집단의 집단 이기주의'(38.9%)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정치불안 또는 정정'(15.4%), 정책의 실패(13.3%),'구조조정에 따른 필연적 현상'(9.8%)순이었다. 이익집단의 집단 이기주의를 위기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설문 당시 국민, 주택은행 노조의 파업과 공기업 파업이 진행중이었던 요인이 크게 작용했으며 또 대부분 공무원들이 공공부문 구조조정과정을 묵묵히 견뎌왔다는데 대한 보상심리로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불안 또는 정정','리더십의 부재'(9.8%)의 응답도 상당수 있었던 것도 예산안 처리과정의 여야대립 등에 대한 정치혐오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경제위기에 대한 원인분석을 바탕으로 대부분 공무원들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회복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올해 하반기이후라고 응답한 공무원이 40.7%에 달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2002년) 이후라는 응답자가 29.4%, 2002년 하반기 이후라는 응답자가 23.6%인 것으로 드러나 재정경제부 등이 6개월이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반면 위기극복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사항에 대해서는 '기업과 금융구조조정의 완결'이 49.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만큼 최근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금융ㆍ기업구조조정 작업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는 어떤 경제회복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공직사회 전반에 합의점이 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정치안정과 리더십 회복(23.7%), 집단 이기주의 해결'(21.1%)등을 꼽는 응답자도 상당수 있었다. 이는 내년 이후 본격화될 '정치의 계절'에 대한 공무원들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공직사회의 평가는 엄격했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서는 '50점 이하'가 36%로 가장 많았으며 '60점 이하'라고 응답한 사람이 64.7%에 달해 국정수행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70점이하(23.4%), 80점이하(9.1%), 90점이상(2.8%) 순으로 나타났다. 직급별로는 실무자급인 4~5급 공무원들이 3급이상에 비해 국정운영능력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현 정부의 국정운영능력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보인 것은 금융, 기업구조정 과정의 정부의 조정기능이 한계를 보인 것을 옆에서 목격한데다 여야간의 대립과정에서 집권당이 명확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실무자급의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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