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 기업 맞수 브랜드] 팬틴 vs 도브

프리미엄 샴퓨 시장 '양보없는 격전'‘비타민이냐, 보습 크림이냐’ 샴푸는 이제 단순히 머리를 감는 세정제가 아니다. 머리결을 아름답게 가꿔줄 수 있다면 값이 20~30%정도 더 비싸더라도 주저 없이 지갑을 연다. 속칭 프리미엄샴푸시대가 열렸다. 프리미엄샴푸시대의 주역은 P&G의 ‘팬틴’과 유니레버의 ‘도브’. 팬틴은 지난 93년 국내에 처음 상륙하면서 비타민 성분을 내세워 전문 모발관리용 고급샴푸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브는 2000년 11월 보습성분의 ‘도브 1/4 모이스처라이징 크림 샴푸’로 프리미엄급 시장에 참여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팬틴은 프리미엄급 시장의 35%를, 도브는 25%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틴은 지난해 11월 기능성을 더욱 강화한 ‘팬틴 헤어헬스 시스템’을 출시했다. 당시 팬틴은 제품명을 숨긴 채 물음표를 형상화한 ‘미스테리’라는 브랜드명을 단 제품을 거리에서 나눠주면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기발한 프로모션 행사를 펼쳤다. 오랜 역사의 브랜드 이미지에 자칫 소비자들이 식상할 것을 염려한 마케팅이다. 도브는 출시 1년만에 1,000만병 판매라는 저력을 보였다. ‘도브=촉촉하다’는 이미지를 철저하게 유지했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3개월마다 광고 내용은 바뀌지만 컨셉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이 제품은 특히 유니레버코리아가 직접 개발한 것인 만큼 회사측의 기대와 애정은 남다르다. 팬틴은 올해 고급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의 톱 모델과 패션 디자이너를 동원한 프로모션으로 ‘화장품 같은 샴푸’이미지를 심었던 팬틴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광고와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도브는 진솔함으로 화려함에 대적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주변 사람에게 도브 사용 경험담을 얘기하는 형식의 광고의 효과가 높다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유니레버 관계자는 “화려한 프로모션은 없지만 진솔한 느낌을 주는 일반 소비자의 모습이 인지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며 “촉촉한 머리결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제품력으로 승부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스러운 화장의 유행과 함께 각광 받기 시작한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머리결. 잦은 염색과 퍼머로 모발의 손상을 염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프리미엄샴푸 시장의 격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원정기자 baoba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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