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시가 모처럼 급등했지만 코스닥기업들의 자금조달 시장에는 찬바람이 여전하다.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올들어 최저를 기록하는가 하면 유상증자가 아예 무산되는 사태를 빚고 있다. 파로스이앤아이는 지난 15일 장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19억원 규모로 실시하려던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청약자 부재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파로스의 유상증자 발행가는 주당 1,871원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유상증자 참여로 인한 차익 기대감이 없어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청약당일 주가와 발행가가 큰 차이가 나지 않은데다가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청약에 나서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파로스이앤아이는 14.14% 떨어진 1,6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3ㆍ14일 공모에 나선 동우의 일반청약경쟁률은 4.8대1를 기록, 올들어 공모를 실시한 기업들 중 가장 낮았다. 한 증권사 IB담당 관계자는 “동우의 공모가가 공모희망가 밴드인 주당 3,700~4,800원보다 낮은 3,000원에 결정됐는데도 이 정도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보면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유젠텍은 법원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현물출자를 인가하지 않음에 따라 유상증자에 실패했다. 유젠텍은 코코실버와 은나노기술로부터 각각 120만주, 500만주를 현물출자받는 대신 이 회사 주주들에게 272만8,872주(50억원)를 배정하려고 했었다. 유젠텍 관계자는 “법원이 현물출자를 받을 경우 기존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디”며 “이렇게 되면 유상증자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검증이 덜 된 중소기업들에 대해 기대감을 낮추고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시장이 안정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이 같은 양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