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전격적인 귀국으로 삼성그룹의 경영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이 ‘비대해지고 느슨해진’이라는 말로 현재의 삼성을 평가한 만큼 그룹 내 조직 재점검은 물론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국제 경쟁이 하도 심해 상품 1등 하는 데만 바짝 신경을 쓰다 보니 삼성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비대해져 느슨해지는 걸 느끼지 못했다”며 “며 “지난해 중반쯤에라도 이를 느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X파일 등으로 불거진 ‘삼성공화국론’ 등 삼성 때리기가 조직 문제에서 비롯됐으므로 이에 대한 해법도 조직에서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삼성 조직을 재점검한다면 계열사의 정기주총 이후가 유력하다”며 “이 경우 구조조정본부와 주력 계열사들의 조직개편 및 후속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장의 귀국에 맞춰 삼성 계열사들의 글로벌 경영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해외 곳곳에 제2의 삼성을 건설하고 세계 1등 제품을 더 늘려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혀 이 회장 본인이 경영의 전면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일본 홋카이도 지토세 공항에서 회사 전용기인 보잉 비즈니스제트(BBJ)를 타고 이날 오후8시20분께 입국했다. 부인 홍라희씨는 이 회장보다 먼저 귀국해 자택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