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가 내는 보험료는 전체의 11%에 불과하지만 외제차에 쓰이는 수리비는 2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제차 수리비 증가로 인해 지난해 자동차보험손해율이 88.3%로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개인용 차량 수입보험료는 총 8조1,639억원으로 이중 외제차 보험료는 9,241억원으로 11.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외제차량 등록대수가 전년대비 24.8% 증가한 88만대에 달하면서 보험에 가입하는 외제차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외제차 수리비 증가율을 더 가파르다. 지난해 보험사가 지급한 국산차 수리비는 4조1,533억원으로 전년(4조1,516억원)에 비해 제자리 걸음을 했으나 외제차 수리비는 1조1,017억원으로 전년대비 13.9% 증가했다. 전체 수리비에서 외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4.2%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20.96%에 달했다.
특히 수리기간 중 피해차량에 제공되는 렌트비 중 외제차 이용에 지급된 금액은 지난해 1,352억원으로 전년대비 27.8%에 달했다. 이에 반해 국산차 렌트비로 지급된 비용은 2,948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제차량 수리비와 렌트비 증가는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자동차 보험손해율은 88.3%로 전년대비 1.5%포인트 증가하며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제차 사고로 인한 배상금액이 급증하면서 보험 가입자들의 대물배상 한도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물배상 2억원이상 가입자 비중은 56.3%로 전년 46.1%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늘었다.
외제차에 대한 보험금 지급증가는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부품가격 투명화, 대체부품 사용 활성화를 위해 관련법을 정비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고가 외제차 렌트비 지급을 합리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주혁 보험연구원 팀장은 “렌트비용이 최근 자동차손해율 관련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업계와 당국이 합리적인 수준의 렌트비 지급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