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가. 새삼스럽지 않은 의문이지만 최근 발생한 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었다.최근 지진의 진앙지가 원자력 발전소 인근 지역임이 밝혀짐에 따라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지진이 몰고올 대 재앙에 대비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지난달 26일 남부지방에서 규모4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처음 포항 동남쪽 94㎞해저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주일만에 진앙지가 경주 동남쪽 6㎞지점 내륙이라고 수정발표했다. 착오 때문이라고 했다. 착오는 측정장비가 낡아서라고 해명했다.
측정장비가 낡아 진앙지를 엉뚱하게 짚었다면 그만큼 지진무방비 상태였다는 뜻이다. 직무유기가 아닐 수없다.
그러나 과연 장비노후 때문이었는가. 원전시설이 밀집해 있다는 이유로 진앙지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과기처는 자원연구소의 조사결과 진앙지가 경주 동남쪽 내륙이라는 사실을 보고 받고 즉각 수정발표하지 않고 묵살했다.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니다. 직무유기도 이만저만 하지 않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결국 양산 단층대로 밝혀졌다. 양산단층대는 그동안 지진발생 가능성이 없는 비활성층으로 조사돼서 인근 고리 월성 등에 5기의 원전이 집중적으로 들어섰고 또 앞으로 3기가 더 건설될 예정이다.
이번 지진으로 이 단층대가 결코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진 것이다. 문제는 원전의 안전성이다. 물론 어느정도 대비는 되어있을 것이다. 과기처는 규모7의 내진 설계가 되어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양산단층대가 활성단층이고 강진이 발생한다면 가공할 재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구소련의 체르노빌의 악몽을 새겨봐야 한다. 원전의 붕괴는 당대에 그치지 않고 후대에까지 재앙을 물려주게 된다.
지진대위에 원전이 있다는 것은 화약고위에 가스통을 올려놓은 것이나 진배없다.
현재의 과학기술로 완벽한 지진예측과 대비책을 세우기는 불가능하다지만 예측은 가능하고 대비할 수는 있다. 원전의 정밀 진단과 안전책이 시급하다.
당국의 낡은 장비 타령이나 은폐 자세로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