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 이제 시작이다]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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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난 14일 카다르 도하에서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면서 뉴라운드가 출범됐지만 '무역전쟁'은 이제부터다.
뉴라운드 출범은 새로운 경제질서가 나아가야 할 커다란 방향과 의제(agenda) 등을 정했을 뿐 반덤핑ㆍ농업ㆍ서비스 등 각 분야별 실무협상은 내년부터 본격 시작되기 때문이다. 뉴라운드는 오는 2004년 말까지 3년간의 협상을 거쳐 마련된다.
이번 제4차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정보력과 협상력의 부족을 실감했다. 이제는 민관 협상라인을 재정비하고 전문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아울러 뉴라운드에 걸맞는 산업구조로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협상력 제고, 산업구조 개편, 각 분야의 경쟁력 강화 등에 힘쓰면서 능동적으로 신무역질서를 주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후속 협상에서 우리의 입장을 얼마나 관철시킬 수 있느냐가 앞으로 한국경제가 '비상하느냐' '추락하느냐'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최낙균 박사는 "이번 각료선언문의 각 문항에는 향후 협상의 원칙에 대한 합의사항만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각국이 이해득실이 엇갈리는 세부협상에서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실무협상에서는 농업ㆍ서비스ㆍ반덤핑 협정 등 이번 각료선언문에서 다루기로 합의한 모든 의제별로 실무협의 채널을 구성, 협상을 한다.
반덤핑 분야에서는 불분명한 규정을 명확하게 만들고 서비스 분야에서는 시장의 개방폭과 개방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또 농산물 분야에서는 관세율의 인하폭과 개방시기 등이 논의된다.
뉴라운드 타결까지 우리의 입장을 적극 관철시키려면 협상 당사자들의 교섭력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뒤얽힌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조율하고 후발개도국에 자리를 내준 낙후된 산업을 과감히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의견이다.
안완기 김&장 통상전문 변호사는 "협상과 관련된 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얼마나 지지해주느냐가 협상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는 민간에 있는 우수한 싱크탱크를 체계적으로 조직해 방대한 세부내용을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끼여 어정쩡한 입장을 표명,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치(status)'를 미리 정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