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경영권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팔겠습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9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는 주인을 찾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6.97% 가운데 30%를 일괄매각하고 나머지는 10% 밑으로 쪼개 파는 분산매각을 하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민영화를 끝내겠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지분을 쪼개 팔면 매각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분 30%는 완전한 최대주주가 되는 지분 51%에는 미치지 않지만 인수금액이 5조원대에서 3조원대로 내려가 인수 부담이 적다. 또 30%의 지분만 갖고 있어도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는 무리가 없기 때문에 인수경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유효경쟁이 이뤄지느냐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유효경쟁을 통해야 한다. 현재까지 우리은행의 주인이 되겠다고 명시적으로 나선 곳은 교보생명 한곳뿐. 정부 입장에서는 인수 후보로 거론된 한국투자금융지주·미래에셋금융지주·KB금융지주 등과 사모펀드(PEF) 등이 관심을 갖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기본철학은 시장이 원하는 물건을 파는 것”이라면서 “(우리은행 지분 30% 입찰에) 복수입찰이 안 되면 유찰되는데 그것만 다시 팔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입찰자가 많아 이른 시간 내에 팔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26.97%에 비해 늦더라도 쪼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다만 내년까지 안 팔릴 경우 분산 매각 가능성도 열어둔다는 게 금융위의 방침이다.
나머지 지분 26.97%는 희망수량 경쟁입찰 매각 방식으로 정부가 정해놓은 희망 매각가격과 매각 지분에 맞는 가격과 매수량을 써낸 입찰자 모두에 준다. 최소 입찰수량은 0.5~1%가 될 것으로 보이며 10% 이내까지만 살 수 있다. 우리은행 지분은 상장주식으로 주식시장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은 주식시장보다 비싼 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입찰에 유인을 주기 위해 입찰에 참여한 투자자에게는 일정 기간 내에 나머지 지분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