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이기려고 하지 말라

갓 결혼을 하는 사람들은 선배나 친구들로부터 참으로 많은 조언을 듣는다. 먼저 결혼한 젊은 선배들이 들려주는 조언은 참으로 많다. 조언 중에는 `이러저러 해보니 좋더라`라는 말도 많지만 자신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이렇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라는 식의 말도 많다. 이런 말을 듣고 처음부터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민하는 신랑을 본 적이 있다. 멀쩡한 주말 오후인데 친구를 불러놓고 술이나 한잔 하고 친구 자취방에서 자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사연인즉 어젯밤 사소한 일로 자존심싸움이 붙었는데, 이대로 들어가면 화해를 안 할 수 없고 이렇게 힘없이 화해를 한 대서야 앞으로도 버릇(?)을 고칠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부부 관계란 평생을 두고 회피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만큼 처음부터 주도권을 쥐겠다는 생각은 신랑에게나 신부에게나 사실 진솔하고도 소박한 희망인 셈이다. 많은 신랑과 신부들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아보려고 잠자리까지 거부해가며 자존심 싸움을 벌이지만 하룻밤을 넘기지 못하고 화해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 비밀은 물론 대부분의 신혼 부부들이 침실이 하나 뿐인 셋집에서 살림을 시작한다는 데 있다. 준동하는 젊음을 지닌 신혼부부가 한 이부자리 속에서 밤을 지내고도 화해하지 못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기 어렵다. 칼로 물을 벤 듯, 아무리 심하게 싸우고 나도 밤이 지나면 다시 웃는 얼굴로 새 아침을 시작하게 되는 것,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신혼 생활이다.? 성생활 역시 누가 이기고 져서 주도권을 쥐네 빼앗네 할만한 경쟁의 행위가 아니다. 만일 신랑이 “신부를 완전히 KO시켜야지”라고 생각한다면 한 두 달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넉 다운 되고 말 것이다. 성은 화해의 작업이지 경쟁의 작업이 아니다. 성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고 상대를 편안하고 즐겁게 하고자 서로 노력한다면 자연스레 상대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도 커질 것이다.www.daehwadang.co.kr <^이은주(대화당한의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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