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두 얼굴'

[20일 천안함 발표 경협 위기]
천안함 대북 제재 시큰둥
이란 제재엔 美 손들어줘

북한의 천안함 어뢰공격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천안함 사태와 이란 핵 문제에 두 얼굴을 보이고 있다. 1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우리 정부의 천안함 침몰원인 설명과 이에 대한 미국ㆍ일본 등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공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이란의 핵무기 수출에 대한 유엔 제재에서는 미국의 손을 들어주며 공조를 과시했다.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중국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미국ㆍ중국 등의 협조를 발판으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이끌어내려는 우리 정부의 '포위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 조사방법론에는 원칙적인 인정과 지지를 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북한의 어뢰에 의한 공격'이라는 증거에 대한 진실성에는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일단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교통상부는 전날 중국 측에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전 브리핑을 했으나 중국측은 "과학적ㆍ객관적 조사가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의 면담자리에서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것 같다"고 발언했고 지난주 말 경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중국은 '천안함과 6자회담 재개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중국이 이란에 대한 유엔제재 문제에는 당초의 부정적 입장을 뒤집고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추진과 관련, 이란에 대한 중무장 무기의 판매금지와 은행 제재 등을 골자로 하는 추가 제재 결의안을 18일 유엔에 제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회람에 앞서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러시아 및 중국과의 협력으로 강력한 결의안에 관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중국이 당초 이란 제재에 입장을 바꾼 것처럼 천안함 사태도 북한의 공격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제시될 경우 유엔 제재에 협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고위 외교소식통은 "국제사회가 모두 나서서 북한이라고 지목하는데 중국만 혼자 북한을 감싸고 돌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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