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인들의 '누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눈초리가 싸늘하다.
여야 의원 50여명은 '국회 목욕탕에서 자주 만나는 여야 의원들이 물밑 대화의 창구 역할을 맡으면서 정치를 부드럽게 해보자'는 취지로 '목욕당'이라는 이름의 친목 모임을 만들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민의의 전당 국회가 언제부턴가 서로 상대방을 증오하면서 격투를 벌이는 장소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뜻을 같이하는 여·야 의원들이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여당을 생각하고 인정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목욕당을 창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과 최인기 민주당 의원을 '당대표'로 추대했으며,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탕내 수압 조절 위원장'을,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이 '탕내 적정 온도 유지 위원장'을 맡는 등 인선 내용도 발표했다.
그러나 목욕당에 대한 네티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안 그래도 민심을 읽는 데 소홀한 의원들이 의원 전용 사우나실에서 서로 농담이나 나누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이 많다. '대량살상무기 탕내 반입 저지위원장' '여탕친선 교류 협의회장' '수질 검사위원장' 등 성적인 느낌을 연상시키는 '당직자' 이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포털사이트 등에는 "때밀이나 청소하는 사람은 왜 없는 것이냐. 결국 정치인들 때 밀어주고 뒤치다꺼리는 국민 몫이다" "역시 목욕탕에서도 감투 만들기에만 급급한다" "'대량살상무기 탕내 반입 저지위원장'이라니 여러 생각이 들게 하네요" 등의 비난글이 빗발치고 있다.
다음은 주요 당직자 명단.
▲탕내 수압 조절 위원장-정몽준 의원 ▲당원자격 심사 위원장-송광호 ▲탕내 적정 온도 유지 위원장-권영세 ▲탕내 분쟁 조정 위원장-유선호 ▲냉·온탕 수위 조절 위원장 - 진영 ▲수질 검사 위원장- 강기정 ▲온탕대표 -구상찬 ▲냉탕대표 - 최재성 ▲공동 대변인 - 장세환, 김기현 ▲냉·온탕 교류 위원장 - 박병석 ▲탕내 윤리 위원장 - 신지호 ▲대량살상무기 탕내 반입 저지위원장 - 문학진 ▲목욕당 연구소장 - 이용경 ▲탈당 방지 위원장 - 전병헌 ▲사우나 대표 - 김정훈 ▲탈의실 복지 위원장 - 이학재 ▲수면실 실장 - 신학용 ▲여탕친선 교류 협의회장 - 김성회 ▲타올 품질관리 실장 - 임영호 ▲사우나 환경 조성 추진 위원장 - 조전혁 ▲탕내 전략기획실장 - 서종표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