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린터 시장 격전 예고

日사무기기 전문업체 '브라더' 내달 시장 진출
후발주자 LG전자 판매 6위 올라 거센 추격전

국내 프린터 시장이 시장 포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후발업체들이 잇따라 새롭게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사무기기 전문업체 브라더가 다음달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브라더는 재봉기로 유명하지만 보급형 프린터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업체다. 지난해 4,463억엔(약 6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중 프린터, 복합기 등 사무기기 매출이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브라더는 그 동안 총판영업을 통해 제한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활동했으나 1년여 기간의 준비 끝에 한국지사 설립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급형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HP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LG전자도 지난해 12월 국내 프린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수익성 악화로 인해 프린터 시장에서 철수한 지 14년 만으로, 직접 생산이 아닌 미국 프린터 전문업체 렉스마크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PC 사업과의 연관성을 위해 프린터를 판매하지만 직접 연구개발에 나서는 위험부담을 제외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LG전자는 1만3,000여대의 프린터를 판매, 128만4,000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량 기준으로는 국내 6위로 사업 진출 초기 성적치고는 양호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국내 대기업과 해외 업체 등이 잇따라 국내 프린터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층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프린터 시장은 분야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삼성전자, HP, 캐논이 '3강'에 포진한 가운데 엡손, 신도리코, 후지제록스 등이 이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하지만 프린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데다 국내 진출한 업체가 수십여개에 달해 좁은 시장을 둘러싼 후발업체 간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프린터 시장이 PC 보급과 맞물려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며 "선두업체의 영향력이 견고한 만큼 틈새 시장을 얼마나 파고드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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