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필(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1일 "올해는 중앙정부 중심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마을 등 개별 농민이 재량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정책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세종시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농업정책의 주인은 지자체나 마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그동안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러면 자신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올해 농업예산이 13조5,000억원으로 충분하지는 않다"며 "어려운 집에 시집온 며느리처럼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농업예산이 빠듯하지만 재정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농업 특성에 맞는 농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평생 연구소에 있으면서 농정연구를 했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으니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일해왔다"고 말했다.
쌀 관세화(시장개방)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고 여러 현안이 많다"며 "한중 FTA 등으로 농업인 걱정이 많은데 안심시키도록 책임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전통주 애호가답게 지난 국무회의에서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지난 1년의 성과로 꼽았다.
그는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로 전통주의 병값 포장비는 과세대상에서 제외돼 술값이 인하될 것"이라며 "하우스 비어의 외부 반출도 자유로워지고 세금도 60~70% 수준으로 싸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6차 산업(농식품 산업과 서비스산업의 융합)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농산물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가공하고 관광객을 불러들이면 외국의 와이너리 투어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기획재정부의 한 인사가 '쌀 관세화를 포기하면서까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농업과 쌀의 가치를 이해해준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나중에 어떤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 길인지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