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기업들의 자금난을 반영해 올 들어 두 달 새 중소기업들의 정책자금 신청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초에 걸쳐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접수한 결과 전국 3,310곳의 업체에서 모두 1조9,322억원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말까지 지원될 예산 3조1,355억원의 60%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처럼 자금 수요가 폭주함에 따라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정책자금이 소진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긴급경영안전자금은 모두 1,716억원(536개사)의 자금 신청이 몰려 가장 심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1,900억원(292개사)의 자금 수요가 몰려 당초 배정분(1.650억원)을 훌쩍 넘어섰으며 ▦경기 2,303억원 ▦경남 2,122억원 ▦울산 1,316억원 등의 순으로 자금 수요가 많은 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각종 경기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세기업일수록 체감경기 회복을 더디게 느끼는 듯하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시적 자금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들의 발길이 정책자금으로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진공 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방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역별 자금사정도 편차가 심해지고 있다"며 "올해 지원예산은 크게 축소된 반면 자금 수요는 오히려 지난해 수준과 엇비슷해 구체적인 대상업체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자금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신청부터 최종 결정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정책자금을 신청하고도 자금을 지원 받은 업체가 전체의 30% 수준에 머무를 정도로 심각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 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일선기업에 최대한 빨리 자금을 지원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일손이 부족해 정상적인 자금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