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권 소규모 재건축 뜬다

강남권 잇단 호재불구 맥 못추자
강동·강서·관악등 틈새 투자처 부상
거품 적어 전셋값으로 투자 가능
"사업 장기화 될수있어 옥석 가려야 "


'숨어 있는 재건축 단지를 찾아볼까.' 서울 집값 흐름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가 잇따른 호재에도 불구하고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비강남권의 소규모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틈새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 많게는 수천가구에 이르는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에 비해 규모나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한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여기에 조합원수가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내부 갈등 요인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재건축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세가 덜 부풀려져 있기 때문에 그만큼 거품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며 "강남권에 접근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이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소규모 재건축 추진단지는 주로 서남권이나 도심을 중심으로 동부권에 많이 집중돼 있다. 대부분 지난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지어진 100~200가구 안팎의 중저층 단지들이다. 강동구 성내동 미주아파트의 경우 404가구 규모로 현재 사업시행인가 상태로 추진 속도가 빠른 편이다. 벽산건설이 시공을 맡으며 총 440가구의 아파트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강서권에서는 강서구ㆍ관악구 일대 소규모 연립ㆍ아파트들이 눈에 띈다. 강서구에서는 등촌동 두보하이츠, 염창동 등마루, 방화동 무궁화빌라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며 이중 등마루아파트의 경우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으며 방화동 무궁화빌라도 조합설립인가를 마쳤다. 관악구에서는 봉천동 복권ㆍ일두아파트가 각각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두 단지 모두 아직 시공사 선정 전이다. 도심 주변부에서는 서대문구 연희동 홍연아파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미주 등이 재건축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연희동 홍연의 경우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게 되며 제기동 경동미주는 아직 추진위 단계여서 사업속도가 다소 더딘 편이지만 역세권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어서 용적률 상향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곳이다. 이밖에 상도동 상도대림의 경우 7호선 상도역세권인데다 주변에 대규모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들이 들어서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소규모 재건축추진단지들은 낮게는 시세가 2억원 안팎인 곳이 많아 웬만한 서울시내 아파트 전셋값 정도로 투자가 가능하다. 대부분 주택규모가 작긴 하지만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등은 실거주와 투자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세권 주변단지를 골라 매입한 뒤 전세를 놓게 되면 초기 투자비는 더욱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소규모 단지의 경우 사업 추진과정에서 진입도로 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거나 사업규모가 너무 작아 주변 단독주택가와의 공동추진 등으로 장기화되는 곳도 있는 만큼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소규모 재건축추진단지는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저렴하긴 하지만 대단지에 비해 생활편의시설이 적은 것은 단점"이라며 "과도한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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