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LG하우시스 오장수호, 3각 파고 뚫고 순항할까

건설경기 침체 늪·주력사 실적부진·해외법인 경영난
위기관리 능력·추진력 세워 부품·해외사업 등 강화 승부수


LG하우시스 오장수(59·사진)호가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11월말 LG하우시스 신임대표에 내정, 조만간 공식 취임할 예정인 오 대표는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1982년 LG화학 입사 후 줄곧 화학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오 내정자는 PVC(폴리염화비닐), ABS(합성수지)사업부장 시절 관련사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등 경영 능력도 인정받았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오 대표의 내정으로 LG하우시스는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 신성장동력 육성 등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건축자재 중심 사업 구조 등 곳곳에 암초가 잠복해 있어 순탄한 항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장수호의 순항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보다도 극도로 부진한 건설 경기다. 다른 건축자재업체들과 마찬가지로 LG하우시스도 건축자재 중심 구조에서 서서히 고기능 소재ㆍ부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건축자재 사업이 전체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해 건설경기 여파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다. 이는 그 동안의 실적을 통해 여지없이 드러난다.

2009년 4월 LG화학에서 분사돼 설립된 LG하우시스는 그 해 4ㆍ4분기 적자로 전환하면서 성장통을 앓았고 이듬해인 2010년 2ㆍ4분기와 3ㆍ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26.3%, 46.8%나 곤두박질치는 시련을 겪었다. 가끔 흑자를 내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11년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4.6%, 27.5% 뒷걸음질 친데 이어 지난해 1ㆍ4분기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무려 전년동기대비 63.4%, 82.5% 급감한 것.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8.5% 선방한 실적을 내놨지만, 이 조차도 공장 이전에 따른 168억원 가량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것이다.

LG하우시스는 이러한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건축자재 소매판매 강화, 소재ㆍ부품 사업 확대, 해외 사업 박차 등 다각도의 노력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계절적 비수기여서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LG하우시스는 글로벌 진출 강화, 소재 사업 확대 등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법인 등 자회사의 경영난도 시급히 풀어야 될 과제다.

LG하우시스의 해외법인 7곳 중 5곳이 지난해 3ㆍ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과 미국법인은 상반기 적자전환에 이어 3ㆍ4분기 손실 폭이 더 커졌다. 러시아 법인은 자본잠식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수혈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천진 법인과 우시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각각 21억원, 5억원에서 3ㆍ4분기 22억원, 7억원 규모로 손실이 확대됐다. 미국 법인은 더 심각하다. 상반기 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3ㆍ4분기에는 51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내 시공 자회사인 하우시스이엔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3ㆍ4분기에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이 밖에도 LG하우시스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울산공장 화재로 오명을 남겼다. 4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고로 공장이 멈춰 섰고, 이로 인한 생산 중단 금액은 연간 3,800억원에 달한다.

추진력을 내세운 오장수호가 항해를 시작했지만 이처럼 대내외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오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애기다.

그럼에도 내수를 넘어 글로벌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는 LG하우시스는 오 내정자를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반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오 내정자가 워낙 글로벌 전문가고 실천력이 강해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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