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농가라야 제맛"
“비싼 돈 들여 짓는 으리으리한 양옥보다는 우리 집이 훨씬 전원주택 답지요.”
교사 김진원(41·인천시 강화군 양도면)씨 가족은 지난 5월 부터 강화도 마니산 자락에 있는 농가주택을 개조해 살고 있다. 경기 부천의 아파트에 살다 전원행을 결심한 김씨는 `진짜' 전원생활을 위해 농가주택을 구입한 뒤 조금 손을 봐 살기로 마음먹었다.
돈도 돈이지만 그림 같은 전원의 분위기와 신축 가옥이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텃밭까지 580평 정도 되는 대지에 30여 평의 가옥을 사는 데 1억원이 들었고 수리비용으로 1,000만원을 썼다. 밖에서 보면 영락없는 `농가'지만 안에는 입식부엌, 욕실,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어 사는 데 불편함은 없다.
최근 김씨처럼 기존의 농가주택을 개조해 전원주택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원주택 하면 멋지고, 세련되고, 예쁜 새 집을 떠올리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장점 우선 비용이 적게 든다. 빈 농가의 시세는 지역과 노후 정도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농가 자체의 가격보다는 거의 딸린 토지 면적에 따라 값이 결정된다. 김씨가 사는 양도면의 경우 평당 20만원 안팎의 시세를 보인다.
여기에 수리 비용까지 더해도 대략 같은 면적의m 축 주택의 40~50%의 가격에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직접 지을 경우 1~2년 정도 걸리는 주택마련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김씨는 “집을 고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전부인 셈이고 수리는 보통 2~3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농가주택은 대부분 산자락을 끼고 있고, 남향이 많은 편이다.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쉽게 만들 수 있으며 방범에 대한 염려도 적다. 또 이미 지어진 주택이므로 농지전용이나 건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 어떻게 찾을까
농가주택을 구입하려면 전원주택 전문 중개업소를 이용하거나 농어촌 빈집센터를 이용한다.
전문 중개업소는 매매 뿐 아니라 농가주택을 매입하여 보수하는 일까지 함께 처리해 준다. 전국의 시·군 주택과의 `농어촌 빈집센터'를 가면 빈 농가가 어디에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행정자치부는 1996년 전국적으로 농어촌 빈집조사를 실시해 버려진 농가의 소유주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시·군별로 하고 있다.
원하는 지역을 정한 뒤에 전화를 통해 빈 농가가 있는 지를 알아본 뒤 직접 방문하도록 한다. 빈 농가 중에는 너무 낡아 살기에 적당하지 않은 집도 많기 때문에 수리해서 살만한 집인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 유의사항
전원주택 정보제공 업체인 그린홈넷(www.greenhome.net) 김미영 팀장은 “농가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토지의 주인과 건물의 주인이 같은 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지대장, 건물등기부 등본, 건축물 대장 등을 확인해 보고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를 때에는 각각의 소유자와 별도로 계약을 해야 한다는 것.
또 전답 등 딸린 토지가 303평 미만일 경우에는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유념해 m 한다.
김진원씨의 부인 이승숙(40)씨는 “자연과 더불어 살겠다는 생각으로 흙벽도 그대로 살리고 사랑채도 놔 뒀다”며 “너무 많이 고치면 주변 환경과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띠어 전원주택의 의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입력시간 2000/10/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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