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국면을 보이던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신규 연체액이 급증하는 등 카드업계가 좀처럼 경영위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ㆍ외환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 11월말 현재 연체율(1개월 이상)은 13.5%로 지난 달의 11.7%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신규 연체액은 11월 한달간 1조2,000억원이 늘어나 지난 10월의 9,000억원에 비해 33%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연체는 신용카드 사용 후 처음으로 청구되는 금액을 연체(1개월 미만)하는 것으로 장기연체로 직결되기 때문에 부실위험이 그만큼 크다.
11월말 현재 카드사별 연체비율은 우리금융과 합병하는 우리카드가 30.8%로 가장 높았고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LGㆍ외환카드는 각각 14.7%와 11.1%로 나타났다. 특히 LGㆍ외환카드 연체율은 지난 10월에 비해 각각 3.3%포인트와 2.3%포인트씩 급상승했다.
삼성ㆍ신한카드는 연체율이 각각 9.5%와 8.2%로 다른 카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지난 달에 비해 0.7%포인트와 0.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카드발급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현대ㆍ롯데카드는 연체율이 소폭 하락했다.
한편 카드 연체액 결제자금을 빌려주는 대환대출은 11월말 현재 16조3,000억원으로 지난 9월 16조7,000억원에서 지난 10월 16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진수 금감원 여전감독1 팀장은 “LGㆍ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와 카드사들의 현금사용 한도 축소로 다중채무자들의 돌려막기가 어려워져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