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제도) 시행은 중국이 달러화의 그늘을 벗어나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후강퉁으로 중국은 미 국채 의존에서 탈피하고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전략지정학적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FT는 그동안 중국이 벌어들인 달러를 유동성이 풍부한 미 국채 매입에 사용했지만 후강퉁 등 다양한 위안과 국제화 조치로 위안화의 유동성이 높아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후강퉁이 위안화로 결제되는 만큼 역외위안화시장을 확대해 위안화의 유동성을 높이고 대신 유입되는 달러는 중국의 달러 유동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굳이 수익률이 낮은 미국 국채를 사들여 보관할 필요가 없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2000년 말과 비교해 21배 이상 늘어난 1조2,7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12조달러 규모인 미국 채권시장의 약 10.6%에 해당한다.
이머징어드바이저그룹의 조너선 앤더슨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 중순 기준 국제 투자가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위안화 표시 안전자산(주식과 채권) 총량은 2,500억달러로 전체의 약 0.1%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후강퉁 시행으로 위안화의 위상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강퉁을 통한 글로벌 자금의 중국 증시 유입도 위안화 국제화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구퉁(홍콩증시에서 상하이증시 투자)의 주요 투자 대상인 상하이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머징마켓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위안화를 사용하는 글로벌 자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MSCI이머징마켓지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형펀드들이 추종하고 있어 상하이A주가 편입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은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전략적 선택도 주목된다. 현재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신개발은행(NDB), 실크로드기금으로도 달러가 아닌 위안화가 사용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이 경우 최소 1,900억달러(약 1조1,635억위안)의 위안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