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주경기장 건설 진통… "도청 예산 충분" "자금 집행 못해"

인건비 상승 등으로 비용 늘자
도지사 "추산 과정 불투명" 미적
정부는 "주인의식 가져야" 일침

1조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건설 비용 문제를 놓고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심각한 충돌(titanic clash)'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일본 의회는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전담할 올림픽 담당 장관을 두는 내용의 특별법을 전날 통과시켰다. 일본 지지통신은 엔도 도시아키 전 문부과학성 부상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임명권자인) 아베 신조 총리가 어떤 후보를 고르든 주경기장 건설 자금을 둘러싼 도쿄도와의 다툼이 불가피하다"며 "경기장 건설에 들어갈 비용 예상액이 커지면서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가 자금 집행을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도쿄올림픽 유치전 당시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도쿄도청이 이미 충분한 재원을 비축해둔 상태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주경기장 건축 비용이 재료비 및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생각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최근 마스조에 도지사는 비용 추산 과정의 불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금집행을 거부하고 있다. 첫 집계 당시 1,300억엔(약 1조1,64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던 주경기장 건설 비용은 최대 3,000억엔(약 2조6,839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무부처 각료인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개폐식 지붕(돔구장) 설치를 연기하고 관객석의 일부를 가설 의자로 만드는 등의 비용절감 방안을 최근 내놓으면서 주경기장 건설 비용을 1,692억엔(약 1조5,137억원)으로 추산하는 한편 이 가운데 500억엔가량을 도쿄도가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마스조에 도지사는 전날 한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시모무라 장관을 "쓸모없고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비판하며 "완공이 제때 될지, 돔 지붕을 건설할 수 있을지, 1,692억엔이면 충분한지 등 모두가 의문투성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시모무라 장관은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의 도지사라는 점을 자각하고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해줬으면 한다"고 반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마스조에 지사가 문제 삼고 있는 비용 추산의 불투명성과 관련해서도 시모무라 장관은 "(현 집계치는) 중간 단계로 총리관저에 보고한 것"이라며 "(국민들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수시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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