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ㆍ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시스템 부문에서 세계 1위 기업이 될 겁니다.” 지난 10일 오후 기자가 방문한 국내 1위 태양광발전 토털 솔루션 업체 에스에너지의 홍성민(46) 대표는 당돌하고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에스에너지는 태양전지 모듈 제조에서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계ㆍ설치ㆍ유지보수 등을 아우르며 지난 2004년 100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25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BIPV 시스템은 유리 안쪽에 태양전지판(모듈)을 접합시켜 창호ㆍ천창(天窓)ㆍ지붕 등 건축외장재로 쓰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만든 것. 전지 밑에 필름을 부착하느냐 여부 등에 따라 건물 내부가 보이지 않게 하거나 외부를 조망할 수 있게 할 수 있어 벽면ㆍ발코니 등의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BIPV는 기존 모듈과 배선ㆍ제조조건이 다르고 외관ㆍ채광ㆍ외부 조망 등을 고려해 고객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까다로운 시장이다. 홍 사장은 “BIPV는 선진국에서도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분야”라며 “기존의 표준형 모듈은 글로벌 대형 업체가 많고 가격경쟁이 치열해 부가가치가 높은 BIPV 모듈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에너지는 이를 위해 오는 7월 완공 예정으로 신축 중인 대전 디지털테크노밸리 태양전지 모듈공장(연간 최대 생산능력 50㎿ㆍ200W 모듈 25만 장)에 10㎿급 BIPV 전용 라인을 깔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기존의 실리콘 웨이퍼 태양전지는 물론 최근 LCD 관련 업체 등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박막 태양전지를 이용한 모듈도 생산할 예정이다. 또 올 연말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설비확충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외국 업체와의 제휴 및 투자유치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홍 사장은 고려대 전기공학 석사 출신으로 83년 말 삼성전자에 입사, 태양전지ㆍLCD를 연구개발하다 에너지사업부가 생기면서 95년 태양광발전사업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삼성전자가 비주력사업을 분사 등의 형식으로 정리하면서 2001년 후배 직원 5명과 함께 분사, 중소기업 CEO로 변신했다. 홍 사장은 변변한 태양광 시장이 없던 시절, 보광창투ㆍ삼성벤처캐피털이 투자해준 자금으로 어렵사리 사업기반을 닦았다. 초기에는 현장경험과 전력량을 예측ㆍ제어하는 노하우가 부족해 설계를 변경하거나 시스템을 뜯어 다시 설치하는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아갔다. “삼성에 있을 때는 맡은 분야만 열심히 하면 됐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려니 자금운영ㆍ영업ㆍ인력양성 등 풀어갈 일들이 너무 많고 벅차더군요. 회사를 차린 뒤 6년간 아내와 (지금은 대학생이 된) 아들ㆍ딸을 미국에 유학보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에스에너지는 BIPV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국내 시스템창호 1위 업체인 이건창호시스템에 맞춤형 태양전지 모듈을 공급키로 하는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최근 연건평 1,700평 규모의 ‘섬진강 토산어류 생태관’에 연간 20만㎾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BIPV 시스템을 설치키로 하는 등 수요처 5곳을 확보했다. 신축 중인 에스에너지 대전 공장의 유리 외벽과 옥상에도 각각 BIPV, 표준형 태양전지 모듈이 설치된다. 정부가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건축연면적 3,000㎡ 이상 신축건물에 표준건축비의 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설치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한 것이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에스에너지는 공장 지붕재로 널리 쓰이는 샌드위치 패널과 태양전지 모듈을 일체화한 제품을 개발, 방치돼 있는 공장 지붕을 태양광발전소로 활용ㆍ개조하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 사장은 “햇빛이 잘 드는 옥상이나 공장 지붕을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면 전기요금 절감은 물론 냉방부하가 심한 여름철 낮 시간에도 전력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