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6개월새 3.3배나 늘어… 나라 곳간 빨리 비어간다

6월 통합재정수지 27조9,550억 적자… 6개월새 3.3배나 늘어
국가채무도 계속 증가… 올 GDP 35%로 치솟아


나라 곳간이 비는 문제는 미국과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경기회복을 일궈내고 재정여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고 하더라도 우리 역시 대규모 경기부양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라는 후유증에서 비켜나지는 못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통합재정수지는 27조9,5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나라살림의 적자가 연초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빚을 내 마련한 예산(추가경정예산 포함)을 경기회복을 위해 조기에 집행하며 수입보다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통합재정수지는 수입 133조2,370억원, 지출 및 순융자 161조1,930억원을 기록해 27조9,5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규모가 5월 말 기준 20조2,710억원에서 불과 한달 만에 7조6,840억원이 불어났고 올 들어 1월 말 재정수지 누적적자 8조5,41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 새 3.3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6월까지 재정수입은 조세 등 경상수입 131조5,380억원, 자본수입 1조700억원 등 총 133조2,370억원이다. 반면 지출 및 순융자는 인건비 등 경상지출 123조5,700억원, 자본지출 28조480억원, 순융자 9조5,750억원 등 총 161조1,930억원이었다. 6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ㆍ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ㆍ고용보험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하면 적자규모는 더 늘어난다. 각종 연기금을 제외한 관리대상수지는 42조6,590억원 적자로 5월 말 33조4,360억원 누적적자에서 9조2,23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가 올해 재정수지 누적적자를 22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상반기에 28조원의 적자가 난 만큼 하반기 경기회복을 위한 지출 등 재정운용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28조4,000억원의 추경까지 집행하면 올해 통합재정수지가 22조원 적자, 관리대상수지가 51조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미 상반기 적자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만큼 올해 전체 재정수지 목표가 수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세출 측면에서 경기회복을 위한 조기집행이 늘어나며 누적 재정수지 적자폭이 커졌지만 하반기에는 조기집행이 줄어들며 부가세 등이 들어옴에 따라 세입이 6조원 정도 더 많을 것”이라며 “전체 재정수지 21조원 적자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지속되는 만큼 나라 빚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 증가와 함께 가계부채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나라도 국민도 빚쟁이가 된 셈이다. 국가채무는 올해 366조원에서 내년에는 4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가채무 366조원은 2002년(134조원)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또한 19.5%에서 35.6%까지 치솟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4년 한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GDP 대비 40%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정부는 9월 말까지 중기 재정계획을 마련해 균형재정을 포함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세부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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