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2일 전남도와 함께 여수시 덕충동에 개소한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전남센터)’의 핵심 사업 중 하나는 상생의 바이오화학산업 생태계 조성이다.
바이오화학은 기존의 석유화학과 달리 사탕수수나 옥수수, 폐목재 등 바이오매스(biomass: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식물·미생물 등의 생물체)를 원료로 사용하거나 생산공정에 효소·미생물을 이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특히 기존 화학제품을 대체하거나 친환경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석유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효과 등이 기대돼 세계적으로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바이오화학산업은 원료(바이오매스) 공급 → 미생물균주 및 바이오화학물질 생산 → 응용제품 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대기업과 벤처·중소기업 간에 상생협력하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는 분야다.
GS칼텍스는 이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남센터 개소에 발맞춰 바이오부탄올과 바이오폴리머 사업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바이오부탄올은 엔진의 개조 없이 휘발유 차량용 연료로 사용할 수 있고 페인트, 잉크, 접착제, 코팅제 등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바이오폴리머는 식물성 합성수지로,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의류나 자동차 부품 등으로 쓰인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과 바이오폴리머 사업을 중심으로 전후방에서 원료 및 다양한 응용제품을 담당할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바이오화학산업의 기반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남지역 내 바이오매스 원료수집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술 이전을 통해 기존 원료수집업체를 바이오매스 전문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여수산단 내 석유화학 관련 121개 기업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바이오화학제품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통한 유망 중소벤처를 선정해 사업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또 연산 수백∼수천톤 규모의 소규모 바이오화학공장을 건설해 잉여생산되는 바이오매스를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으로 전환하는 강소 벤처기업을 창업시키고 지역 특성에 맞는 바이오매스 공급업체를 육성할 계획이다. 바이오추출물 분야에서 강소기업을 키워낸다는 계획도 GS칼텍스가 전남센터 운영과 관련해 그려낸 청사진에 포함돼 있다. 전남지역에서 발생하는 꼬막이나 굴껍데기 등 패각(貝殼)의 80%는 비료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으나 나머지는 폐기돼 악취나 바닷물 오염 등의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지난달 전남센터 1차 입주자 모집 공모전에서 당선돼 3층에 사무실을 얻은 ㈜드림라임은 이런 패각을 이용한 이온화 칼슘제를 제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업이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시설장비를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고 제품 개발 후에도 판로개척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GS칼텍스는 드림라임과 같은 기업을 찾아내 제품 개발을 돕고, GS 유통망을 통해 국내 및 해외 마케팅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