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매출`이냐,`롯데백화점의 수익`이냐.
지난 15일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에서 중복 계산되는 매출을 바로 잡기위한 새 회계기준이 처음 적용되면서 이마트를 앞세운 신세계가 `유통지존` 롯데를 제치고 업계 1위로 부상하자 관련업계는 판도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금융감독위원회에 신고한 자료에 따르면 신세계는 1ㆍ4분기에 1조3,97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 의 성장을 구가했다. 이 회사의 매출 1조3,970억원 중 백화점 매출은 1,758억원으로 전체매출의 12.6%에 그친 반면, 할인점은 1조2,212억원으로 87.4%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롯데는 백화점 4,502억원, 할인점에서 3,839억원을 기록하며 총매출 8,887억원에 머물렀지만 당기순익 1,254억원으로 신세계 당기순익 689억원의 두 배에 육박했다.
신세계로서는 80년대 중반이후 롯데에게 내줬던 정상의 자리를 탈환했다는 점에, 롯데는 변함없는 수익구조를 과시했다는 점에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새 회계기준 적용은 순위변동 외에도 몇가지 의미를 함축한다. 이마트를 주력부대로 삼은 신세계의 정상 탈환은 볼륨이 팽창하는 `할인점 전성시대`의 예고편인 동시에 롯데의 절반에 그친 당기순익은 가격인하 경쟁으로 척박해지는 할인점 업계의 영업환경을 암시한다. 백화점의 마진율이 26~30%인데 반해 할인점 마진은 18~20%에 머무는 것은 신세계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다시말해 유통업계의 주 전선(戰線)이 백화점에서 할인점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치열해진 할인점간의 가격인하 경쟁은 수익성 제고라는 측면에서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관계자는 “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는 이제 좋든 싫든 백화점과 할인점이라는 두개의 전쟁을 수행할 수 밖에 없게 됐다”며“두 업체 모두 백화점에서는 돈을 벌고, 할인점에서는 덩치와 시장지배력을 키우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