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난을 겪는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대규모 감원 및 공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인 크라이슬러는 계속되는 자동차산업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전체 사무직원의 25%인 5,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봅 나델리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세계 역사를 통해 자동차 판매율이 이처럼 떨어진 적은 없었다"면서 "2개월의 시한을 주고 자율적인 퇴직을 유도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강제해고 조치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사무직 1만8,500여명 가운데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해 5,000여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크라이슬러는 이에 앞서 지난 주에도 오하이오주 톨레도 공장의 교대근무자 1,825명을 감원했으며 뉴저지주 뉴어크공장을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이 감소했다. 이 회사의 3ㆍ4분기(7월~9월) 판매실적은 223만대에 그쳐 지난해 동기 대비 4.3%나 줄었다.
도요타는 미국ㆍ유럽ㆍ중국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했으며, 일본 생산공장에서는 계약직원을 감원하는 등 글로벌 수요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생산급감을 이유로 올해 말까지 독일 자동차공장의 계약직원 중 20%를 정리하기로 했다.
세계 2위의 트럭업체인 볼보의 3분기 트럭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55%나 크게 줄었다. 또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고객들의 신용대출이 힘들어지면서 기존 고객의 주문취소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판매급감과 적자확대로 채권발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인 GM의 금융부문인 GMAC는 내년 1월 10억 달러의 채권상환이 돌아오는데 차환 발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