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E "미, 광우병 위험통제국" 잠정 판정

미측 쇠고기 개방 압력 더 거세질 듯… 한미FTA 협상 최대난제로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광우병 위험 통제국’ 등급을 잠정적으로 승인받아 쇠고기 통상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쇠고기 문제를 놓고 양국간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미국 농무부(USDA)와 한국 농림부에 따르면 OIE 검역전문가 패널은 미국ㆍ캐나다 등 12개 나라가 제출한 광우병 위험 관리 보고서를 검토해 각국의 위험 등급을 정하고 이를 최근 열린 OIE 산하 질병위원회가 승인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3가지 등급 중 중간 수준인 ‘광우병 위험 통제국’(Controlled risk) 등급을 받았다. 이는 ‘광우병 위험 없음’(Negligible risk)보다는 낮지만 ‘위험도 미정’(Undetermined risk)보다는 높아 교역 측면에서 쇠고기의 두개골ㆍ척추ㆍ편도 등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만 제거되면 원칙적으로 수입 과정에서 부위나 연령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미국은 이번 등급 분류가 확정되는 오는 5월 말 OIE 총회를 전후로 우리나라에 “30개월령 미만, 뼈 없는 쇠고기만”이라는 현행 수입조건의 개정을 공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역시 미측과 공동 보조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미측은 OIE의 잠정 승인을 근거로 19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 농업 고위급협상에서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을 강하게 요구하며 한미 FTA 협상과 연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OIE의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뼈 없는 쇠고기’ 원칙을 유지”할 계획이며 “뼛조각 쇠고기 문제는 한미 FTA 협상과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국간 대립각이 FTA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해소될지 관심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미측 요구가 관철되면 우리 측에서, 우리 측 입장이 유지되면 미측에서 FTA 협상 결과에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양측이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FTA 협상이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