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행장 인선이 파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은행 측이 지난달 금융당국과 청와대에 후보로 추천했던 3명의 인물이 모두 낙마하고 말았다.
대신 제3의 추천에 의해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사실상 내정 단계에 들어선 이광구 부행장과 다른 2명이 최종 3명 후보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 인선작업은 최종 확정 후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일부는 이미 임기 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2일 오전 2차 회의를 열고 이 부행장과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김승규 부사장 등 세 명을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동건 수석부행장, 정화영 중국법인장 등 당초 후보로 추천됐던 인사들은 자의반 타의반 후보직을 포기했다.
유력 후보였던 이순우 현 우리은행장도 지난 1일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내정설이 돌았던 이 부행장이 사실상 은행장이 되는 판이 꾸려지게 됐다.
행추위는 오는 5일 3차 회의에서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선정해 9일 임시 이사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30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을 공식 선임한다.
금융계에서는 '서강대금융인모임(서금회)' 구성원인 이 부행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보면서도, 서금회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최종 행장 선임 결과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고 읽고 있다.
차기 행장 선출이 가닥을 잡으면서 임원 인사도 이르면 다음주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 부행장을 포함 임원들의 임기가 대체로 8~9일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