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은 그들의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와 함께 경제성장의 엔진을 재점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중산층을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12일 오후9시(미 동부시간)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2기 임기 4년간의 구상과 어젠다를 제시하는 국정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전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북한에 보다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내용으로 연설문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들의 확산을 막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주도할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국제의무를 준수해야 안전과 번영을 얻을 수 있다. 어젯밤 우리가 본 도발행위는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ㆍ일본과의) 동맹관계를 확고히 하고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강화하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조처를 이끌어나가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국정연설의 초점은 경제문제 등 미국 내 현안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경제 성장의 진정한 엔진을 재점화해 중산층을 일으키고 번창시키는 것이 우리 세대의 임무"라며 "괜찮은 중산층 일자리를 만들어낼 성장하는 경제, 그것이 우리를 이끄는 북극성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을 해외에 나가 있는 제조업체들이 돌아오도록 하는 자석으로 만드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국방부ㆍ에너지부 등과 업계가 공동으로 3개의 제조업 허브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15년까지 최저임금 1.75달러 인상(현행 7.25달러) ▲도로·교량건설 부문에 500억달러를 투자하는 '픽스잇퍼스트(Fix It First)' 프로그램 도입 ▲교육투자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아시아 지역 국가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TPP) 협정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예산의 자동감축, 이른바 시퀘스터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국가안보가 위태로워지고 교육ㆍ에너지ㆍ의료 연구 분야를 황폐하게 하며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면서 의회가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