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의 방한추이를 보면 지난 78년 10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88년 200만명, 91년 3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관광공사는 400만번째 입국자가 내일(9일)쯤 이뤄질 것으로 보고 이날 김포공항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갖는다.이번 외국인 관광객 400만명 돌파는 그 어느때보다도 한결 의의가 깊다. 올해 세계관광업계는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그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다. 동남아·미주·유럽 등지의 항공노선도 전년도 대비, 크게 줄어 들었다. 이같은 최악의 여건속에서 해외 관광객 400만명 유치가 가능했다는 것은 정부는 물론, 관광공사·관련업계 등의 피와 땀이 이룩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변 경쟁국과 비교해 보면 한층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9월말 현재 일본·홍콩·타이완·싱가포르를 찾은 해외 관광객은 전년대비 모두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국만 7.6% 늘었다. 여행수지 역시 금년도 흑자 목표액 30억달러를 크게 초과, 3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96년 15억달러, 97년 17억달러)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국제통화기금체제속에서 한푼이 아쉬운 귀중한 외화를 관광산업에서 뒷받쳐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우선 부족한 숙박시설과 안내체계, 편의시설 등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와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특유의 전통문화, 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급선무다.
관광산업은 모든 산업 가운데 부가가치가 가장 높다. 이같은 관점에서 정부가 관광을 21세기 핵심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것은 방향을 잘 잡은 것이다. 2000년에는 서울에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가 개최되며 2002년에는 월드컵 축구가 열린다.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의 한 전기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미리 미리 대비,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