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뒷받침할 핵심 조치인 무역협상촉진권한(TPA) 부여법안에 대한 토론종결을 전격 의결했다. 이로써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TPP 신속협상 권한을 부여하는 이 법안은 이르면 24일 의회 통과를 눈앞에 두게 됐다.
상원은 지난 18일 두 차례의 표결 끝에 하원에서 가까스로 처리돼 넘어온 TPA 부여 법안에 대한 토론종결 투표를 이날 오전에 실시해, 찬성 60표 대 반대 37표로 처리했다. 일종의 절차투표를 통해 토론종결이 결정됨에 따라 30시간 내 반대토론을 끝내고 본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24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본투표에서 TPA 부여법안은 통과가 확실시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르면 이날 중 늦어도 금주 중 본투표까지 마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투표 뒤 “우리는 미국을 위해 중요한 것을 놓고 함께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본투표에서 TPA 법안이 통과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의 전권을 위임받아 TPP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권한인 신속협상권(패스트트랙)을 갖게 돼 12개국이 참여하는 협상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의회는 협정의 내용을 수정하지 못하고 승인 또는 거부만 할 수 있다. TPP 무역협정의 처리를 국정의 최고 어젠다로 삼아온 오바마 대통령은 늦어도 다음 달 중 체결해, 연내 의회 비준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업적’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최종 관문은 TPP를 뒷받침할 2대 법안 중 하나인 무역조정지원제도(TAA) 법안의 의회 처리 여부다. TPP 무역협정에 따라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이 법안에 대해 대기업 친화적인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원은 이르면 이번 주 TAA 법안도 표결에 부칠 계획이지만, 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 “상원이 TAA를 통과시키면 하원도 투표할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 해소를 시도했다. 앞서 하원은 지난 18일 재투표 끝에 TPA 부여법안을 처리해 상원으로 넘긴 바 있다. 이보다 엿새 전 오바마 대통령의 ‘친정’인 민주당의 반대로 한 차례 부결된 뒤 좌초 위기에 처한 TPA 부여법안을 재투표를 통해 간신히 살려낸 것이다.
노조가 주요 지지기반인 민주당 의원의 대다수는 협정체결 때 제조업 일자리 감소 등의 우려를 들어 TPA 부여법안에 반대해 왔다. 반면, 공화당은 TPP 무역협정이 전 세계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의 관세를 낮춰 미 기업과 정부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찬성 입장에 섰다. 존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의회가 이 동력을 살려 이번 주 오바마 대통령이 TPP 관련 법안을 서명할 수 있도록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