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불안심리 급속 확산

■ BIS 2개월연속 100이하대출억제로 소비위축, 대선·전쟁등 변수 많아 기업 체감경기가 잇달아 하락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경기불안심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업종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5.6으로 2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고 4일 밝혔다. 전경련 BSI는 지난 11월에도 12개월 만에 100 이하로 떨어진 바 있다. 특히 기업경영 실적을 나타내는 실적BSI 역시 99.6으로 4개월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져 기업들의 실제 경영실적도 나빠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BSI가 100 이상이면 전 분기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100 이하면 경기악화를 점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다른 경제단체의 조사결과도 마찬가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1,48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3년 1ㆍ4분기 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1ㆍ4분기 BSI는 88로 나타나 올해 2ㆍ4분기(133)를 정점으로 급격하게 곤두박질쳐 연초 경기전망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선거, 미국 등 선진국의 불투명한 경기전망, 이라크 사태 등 각종 변수들이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기업들의 심리적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의 잇따른 '가계대출 조이기'로 국내 경제회복을 이끌어온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으며 단기외채 증가, 공적자금의 대규모 상환 도래 등도 경기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88.8, 비제조업 113.1로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경공업(91.9)의 경우 나무 및 목재를 제외한 전산업이 100 미만을 기록, 경기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화학공업(87.4)도 조선을 제외한 전산업이 100 아래로 떨어져 경기둔화 양상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통신산업(98.6)도 통신 및 정보처리산업(118.2)의 경기호전 전망에도 불구하고 가전 부문의 경기가 크게 하락하며 전반적인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항목별로는 내수(106.0), 투자(100.5), 자금사정(110.7), 고용(107.4)은 소폭 호전되지만 수출(제조업 기준 99.5), 채산성(99.1), 재고(106.7)는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내수의 경우에도 비록 100 이상을 기록했으나 최근 상승추세보다는 크게 둔화돼 앞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됐으며 투자 역시 수치상으로는 100 이상을 보였으나 금액과 규모가 큰 중화학공업(99.6)이 100 아래여서 실질적인 투자는 지난달에 비해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련은 "단기적 효과를 노리는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경우 부작용을 야기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수출과 투자 유도를 통한 균형잡힌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버블과 가계대출 증가 등의 문제에 신축적으로 대응, 거시경제 파급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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