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T·현대차등 시총 상위기업 최근 5년동안 증자 全無

최근 증시가 활기를 보이며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활발해지고 있으나, 시가총액 상위 우량기업들은 최근 5년간이나 아예 증자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량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좋아진데 따른 것이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우량주 유통물량 감소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9년 4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의한 이후 단 한차례도 유ㆍ무상 증자를 실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14일부터 3개월 동안 1조9,000억원어치(보통주 380만주, 우선주 30만주)의 자사주 매입에 돌입하는 등 그동안 8차례나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한국전력은 정부의 현물출자 과정에서 정부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증을 실시한 것 외에는 지난 90년 이후 증자를 한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SK텔레콤과 현대차도 지난 99년 이후부터는 구주주배정 또는 3자배정 유ㆍ무상증자 사례가 없었다. 국민은행과 LG전자의 경우 지난 90년 이래 증자와 관련된 공시가 한건도 없었다. 포스코와 KT는 지난 98년과 99년 각각 한차례씩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위해 외국인들에게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이후 증자를 하지 않았다. 이밖에 S-Oil은 지난 93년 이후 이사회에서 증자 결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 전체로는 올들어 7월까지 유상증자 규모가 1조2,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어서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기준으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우량기업들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투자보다는 비용절감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왔고, 재무건전성이 좋아지자 주식은 물론 채권조차도 발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우량주 감소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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