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금리인하說 무성

"파장 더 커지기전에 단행해야" 잇단 주장에
FRB선 "전체경제 위협상황 아니다" 부정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대규모 단기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이 이어지면서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월가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 경제의 펀더멘털은 양호하다지만 시장 동요의 원인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인 만큼 파장이 더 확산되기 전에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그러나 정작 FRB는 ‘전체 경제에 위협을 줄 만한 상황이 아니다’는 것이 기본적인 인식이어서 시장의 기대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재무부 관료 출신의 데이비드 맬패스 베어스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용시장이 한계점에 근접하고 있어 FRB가 이자율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고, 마크 잔디 무디스 이코노미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부실을 감안하면 FRB의 통화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것 외에 다른 정책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좀더 나아가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FRB의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 개최 이전에 긴급회의를 소집,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200~300포인트 줄곧 빠지다 장 마감을 앞두고 극적인 반전을 이끈 요인 중 하나도 조기금리 인하설이 퍼진 덕분이다. CNN머니는 다음달 FOMC에서 0.5%포인트까지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FRB는 금리인하는 잠복한 부실을 장기적으로 확대 재생할 수 있고 부실구제에 대한 모럴해저드 논란까지 불러올 수 있는 금리인하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윌리엄 풀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6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충격이 전체 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신호는 어디에도 없다”며 “금리인하에 대한 필요성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긴급 금리인하설과 관련, “오직 재앙(calamity)만이 지금 당장의 금리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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