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주식시장에 이어 패닉으로 접어들고 있다. 상한제 회피물량 급증→미분양 아파트 증가→시장 침체→거래 실종→부동산 가격 급락의 연쇄고리가 최종 종착역인 패닉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상황을 해결할 열쇠는 정부 대책이 아닌 부동산시장 참여자의 냉정한 판단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투기지역 해제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의 10ㆍ21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번주 아파트 값 하락세는 오히려 더욱 확산됐다. 특히 투기지구 해제가 유력한 용인 등 수도권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 기대감은 온데간데없이 아파트 값 하락세를 크게 키웠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용인 지역은 지난 한 주 동안 0.48%나 급락하는 등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동두천시는 0.41%, 성남시는 0.38% 빠졌다. 용인은 죽전과 상현ㆍ신봉ㆍ성복 지역 등의 급매물이 여전히 늘어나고 가격도 추가 조정되는 상황이다.
이는 정부가 투기지구 해제 등의 조치를 통해 금융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택 보유자들은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집값 하락세를 진정시킬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불똥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이미 옮아간 상태에서 부동산시장도 주식시장과 같은 급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패닉이 시장 참여자들의 매수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의 불안감이 이미 주택시장에도 옮아가 이미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접어들어 실제보다 더욱 과장되게 시세가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은 이론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것으로 결국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일단은 규제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에도 금리부담이 높아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전혀 없다”며 “매수 희망자들의 자금조달 능력도 주식시장 급락 등으로 한계에 달하면서 주택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