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LNG가 대한해운에 이어 북유럽계 투자회사를 통해 현대상선의 지분 5%이상을 우회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회사와 기존에 취득했던 스타뱅거를 포함, 북유럽계 펀 드에서 15% 이상의 현대상선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골라의 현대상선에 대한 인수합병(M&A)설이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북유럽계 투자회사인 게버런트레이딩(Gaveran Trading)사는 지난달 7일부터 29일까지 현대상선 지분 594만7,410주(5.77%)를 장내 매입했다고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같은 기간 슈브르증권의 총 매수규모가 604만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게버런의 주요 매수창구가 이 증권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골라 보유지분 15% 넘을 듯= 게버런트레이딩사는 그리니치홀딩스(Greenwich Holdings)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회사다.
또 그리니치는 골라LNG의 존 프레드릭슨 회장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월드십홀딩스(Worldship Holdings)의 모회사이며 골라LNG의 주요주주이기도 하다. 또 지난 2002년에는 골라LNG에 3,200만달러를 빌려주기도 했다.
다시 말해 골라LNG와 그리니치는 투ㆍ출자관계로 묶여 있으며 이들이 게버런 투자회사를 통해 현대상선의 주식을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상선에 대한 북유럽계 펀드의 공세는 이 뿐만이 아니다. 북유럽계 펀드인 스타뱅거는 지난 8월 현대상선 지분 6.39%를 확보하고 있으며 노르웨이ㆍ조세회피구역 등에 위치한 일부 펀드에서도 최근 현대상선에 대한 매집에 동참, 3%가 넘는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총 15%가량의 지분을 골라LNG와 연관이 있거나 가능성이 있는 북유럽계 펀드가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M&A 가능성 완전 배제 못한다” 현대상선 긴장= 골라쪽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되자 그 동안 ‘설마’하는 자세를 보였던 현대상선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의 한 관계자는 “게버런에서 단순 투자라고 투자목적을 명시했지만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M&A 가능성이 완전히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주총에서 회사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일 경우 예상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지난해 자사주를 매각했던 홍콩의 허치슨왓포아사로부터 최근 지분 2%를 매입하는 등 이 회사의 경영권 방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에 대한 M&A 가능성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현재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외 특수관계인 8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20.52%. 여기에 현대건설(8.69%)과 우호세력인 허치슨왓포아(10%)까지 포함하면 39.21%에 달한다. 북유럽계 펀드 보유지분과 약 2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반면 골라 측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외국인이 현대상선에 대한 주식 매입을 요청하면서 M&A에 대한 가능성을 비춘 적이 있다”며 “직접적인 M&A는 아닐 지라도 배당확대나 유가증권 처분 같은 경영권 간섭이나 그린메일 등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3일 거래소에서 전일보다 8.89%(1,200원)이나 오른 1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