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왼쪽) 전서울시장과 박근혜전 대표가 17일 전국청년연합회 출범식에 참석했으나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오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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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경선 사실상 승부났다" 승기 굳히기
박근혜 "홍씨와 무관"… 청문회서 반전 노려■ 이명박-박근혜 '초본 파문' 대응전략 李측 "해당 행위자와 예선 의미없어 본선 준비"朴측 "검찰 수사 주시속 朴후보 직접사과 검토"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왼쪽) 전서울시장과 박근혜전 대표가 17일 전국청년연합회 출범식에 참석했으나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오대근기자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후보 측이 주민등록초본 불법유출 사건을 계기로 승기 굳히기에 나섰다.
이 후보 측은 주민초본 불법유출 과정에 박근혜 후보 측 홍윤식씨가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범여권과 박 후보 간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경선이 사실상 승부가 났다고 보고 대선 본선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 캠프 대변인인 박형준 의원은 17일 "박 후보 캠프 사무실이 홍씨 처남 건물이며 최초 계약자가 홍씨였다는 의혹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막후 실력자인 홍씨에 대해 꼬리 자르기 식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소도 웃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 측은 박 후보 측 홍씨의 초본이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등 범여권에 흘러들어갔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사실상 '경선은 끝났다'고 자체 분석했다.
이 후보 캠프의 핵심 기획통은 "한국 정당 역사상 야당이 여당의 칼을 빌려 당내 경쟁자를 겨냥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당심을 잃어 박 후보 측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다. 해당 행위자와 경선 자체를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조차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선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만큼 대선 본선을 겨냥, 국민을 바라보는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측은 경선 후 제시할 복수의 대형 공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본선에서 불거질 수 있는 이 후보에 대한 검찰 수사 문제도 고공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면 돌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측은 홍씨에 대한 검찰 수사 파문을 최소화하는 한편 오는 19일 검증청문회에서 반전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김재원 박근혜 캠프 대변인은 17일 홍윤식씨 문제에 대해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가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캠프의 1차적인 입장은 홍씨와 박 캠프는 무관하다는 방향으로 '차단막'을 형성하려는 분위기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5~16일 이틀간 캠프 내부를 철저히 조사한 결과 우리 캠프 내에 불법에 연루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홍씨가 속한 '마포팀'은 캠프에 중요한 존재가 아니며 홍씨가 캠프에 보고서 등을 직접 전달할 방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캠프 측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까지는 아직 한달 이상 남아 있는 만큼 역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 캠프 측의 한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이명박 후보의 허점이 드러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검증 청문회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낼 경우 이 후보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체된 지지율 격차와 잇단 악재를 반전시킬 수 있는 뾰족한 카드가 마땅치 않아 캠프 내부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캠프 안팎에서는 홍씨 문제가 불거지는 등 '도덕성' 악재가 겹치자 박 후보가 직접 사과하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 후보는 이날 "어둠 속에 숨겨진 비리를 드러내기 위해 촛불을 훔쳐서는 안된다"며 캠프 내부를 질책했다.
입력시간 : 2007/07/17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