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보다는 품질로 승부한다.`
세계 제1의 컴퓨터 마우스ㆍ키보드 제조업체인 스위스 로지텍의 경영 이념이다.
로지텍은 지난 81년 대형 PC업체에 마우스를 납품하는 작은 회사로 출발했다. 로지텍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으로 설립 20여년 만에 연간 매출액 11억달러에 달하는 마우스ㆍ키보드 선두 업체로 발돋움했다.
게리노 드 뤼카(Guerrino de Luca) 사장은 “로지텍은 모두가 단순하게 여긴 마우스제품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동종업체의 3배에 달하는 연 5,000만달러를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며 “고객의 니즈(Needs)를 한 발 앞서 파악하고 새 제품을 시장에 내 놓기 위해 전 직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영전략으로 로지텍은 설립 2년 만인 지난 8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적외선 기술을 이용한 무선마우스 생산에 성공했으며, 89년 빛으로 전달하는 광마우스 개발, 2001년 무선 광마우스 개발 등 한발 앞선 신제품들을 잇따라 쏟아내며 세계 시장을 석권한다.
로지텍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실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뤼카 사장은 “로지텍은 외형성장에만 주력한 IBM식 경영을 지향하지 않는다”며 “현재 세계 100여개국에 세일즈 오피스를 운영 중이지만 종업원수는 4,500명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효율적인 경영에 주력하고 있는 로지텍은 제품 다양화를 하는데 무려 15년이 걸렸다.
세계 제1의 마우스 생산기반을 굳힌 로지텍은 지난 98년 처음으로 키보드 생산에 돌입
한다.
당시 일어났던 에피소드 하나. “키보드 생산 결정에 앞서 소비자들에게 `어느 회사의 키보드가 가장 좋으냐`고 물어 봤는데, 로지텍이 3위에 오르는 일이 발생해 깜짝 놀란일이 있다”고 뤼카 사장은 회고한다. 고객들은 마우스를 팔고 있는 로지텍이 당연히 컴퓨터 키보드도 판매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로지텍은 뒤늦게 뛰어든 키보드시장을 불과 3년 만에 석권, 지난 2000년부터 세계 1위의 키보드 생산업체로 발돋움했다.
뤼카 사장은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는 로지텍은 앞으로 스위스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는 미국식으로, 생산비용 절감은 중국식, 엄격한 품질관리는 스위스식을 고수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방식을 총 동원해 1등 제품 개발에 핵심역량을 집중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