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리솜리조트 그룹에 거액을 대출한 직후 돌연 내부 감사를 생략한 배경과 관련 내부 압력이 작용했다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리솜리조트에 대한 대출 승인 전후로 비정상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진 단서와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리솜리조트 제천 사업장에 280억원을 빌려줬다. 이는 지난 2008년 이래 농협 제천사업장에서 승인한 대출액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당시 리솜리조트는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본잠식 신호가 나타났었다.

하지만 매년 진행된 농협중앙회 심사부에 대한 감사가 지난 2011년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감사부가 예정대로 심사부에 대한 감사 일정을 잡았으나 이를 통보하기 직전 돌연 감사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 리솜리조트 대출에 윗선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당시 여신심사2단장으로 리솜리조트 대출 심사에 관여한 이모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내부 고위인사가 ‘리솜리조트 대출 뒤에 누가 있는지 아느냐는 등 압력을 넣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리솜리조트에 대한 대출을 거부하다 해고됐으나 법원에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최근 승소했다.

검찰은 리솜리조트 대출 승인과 감사 진행 과정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고 보고 외부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이와 관련 “2011년 4월 발생한 농협 전산망 해킹 사건에 따른 고객 피해 가능성 유무를 확인하고자 관련 부서에 감사를 집중한 것”이라며 “리솜리조트 대출건에 대해서는 이듬해 일반 및 특별감사가 진행된 바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