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진국 경기 둔화 우려로 증시가 단기 급락하자 국내 연기금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자금 여력이 충분한데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주가가 많이 싸진 만큼 앞으로 연기금의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최근 3거래일 동안 연기금은 4,665억원을 순매수 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고작 404억원을 순매수하고 외국인이 1조5,963억원을 내다 판 것을 감안하면 연기금이 나홀로 증시를 떠받친 셈이다. 연기금은 특히 삼성전자(527억원)와 LG화학(427억원), 하이닉스(414억원), 기아차(387억원), 포스코(370억원) 등 단기간에 급락한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원래 연기금의 운용전략이 저가 매수이고 장기적으로 시장을 좋게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급락장을 이용해 주식을 싼 값에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은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식시장이 단기 급락할 때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장 상황이 비관적이지만 않는다면 싼 값에 사서 양호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국민연금공단이 주최한 세계연기금 대표회의 참석자의 36.4%가 하반기 세계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연기금의 증시 안전판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연금 자산이 늘어나는 데 반해 금리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