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뮤추얼 펀드 인기 시들

미국의 뮤추얼 펀드 전성기가 끝나고 있다.90년 이후 수백만명이 몰려들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던 뮤추얼 펀드가 최근 고객들의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미 비즈니스 위크지가 최근호(6월28일자)에서 분석했다. 미국의 주식형 뮤추얼 펀드는 지난 97년 연간 최고 수준인 2,50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올들어 지난 4개월간 유입자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에도 못미치는 545억 달러에 머물렀고 5~6월에도 유입자금이 지난해의 40~50%에 그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뮤추얼 펀드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수익률 하락이다. 수년동안 몇몇 펀드를 제외하고는 수익률이 S&P500 지수에도 못미치는 부진을 보였다. 지난 98년에는 뮤추얼 펀드의 평균수익률이 14%로 S&P 500 수익률의 절반 정도에 그쳤고 올 1·4분기에는 S&P 500이 5% 오른 반면 펀드 수익률은 0.8%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온라인이나 증권회사를 통해 주식을 구입하거나 독립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계정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파이낸셜 리서치사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개월간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수익률이 높은 야누스, 뱅가드, 피넬리티, 얼라이언스, MFS, 푸트남 등 6개사에 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대부분의 펀드들은 전혀 자금이 유입되지 않거나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온라인 거래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이 뮤추얼 펀드를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펀드 분석가 찰스 비드만씨는 『올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될 자금 중 400억달러 가량이 증권회사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과거에는 뮤추얼 펀드의 주식거래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잇점이 있었으나 최근 온라인 거래 수수료가 주당 3센트까지 하락하면서 오히려 기관투자자들의 수수료인 주당 4~5센트보다 낮아졌다. 올들어 투자자들은 S&P 500 지수 등의 상승률과 비슷한 실적을 내는 인덱스 뮤추얼 펀드쪽으로 자금을 옮기는 등 전략을 수정했다. 파이낸셜 리서치사의 분석가 레이 리베라토레씨는 『올들어 4개월간 신규로 유입된 자금중 거의 절반 가량이 인덱스 펀드쪽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인덱스 펀드로의 자금유입마저 1주일에 10억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한편 펀드산업이 이같이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은 그동안 급속한 성장의 불가피한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펀드 컨설턴트인 고프 보브로프씨는 『펀드 투자자가 이미 7,700만명에 달해 수익률을 떨어뜨리지 않고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년간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보유액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서 53%로 늘어나 지난 68년 이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분석가 게이 모스코브스키씨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적정선이 어느 정도 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같은 상황이 가까이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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