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북한을 잡아라"

이명박, 러-북-남 연결 송유관 건설공약 준비
박근혜, 평강에 産전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오른쪽 두번째)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세번째) 전 대표가 22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천막당사 3주기 기념행사’에 참석, 강재섭 대표 등과 손을 잡아 올리는 등 화합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한반도에서 해빙무드가 조성되자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빅2’가 대형 공약을 준비하면서 대북 이슈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 전시장은 러시아 유전지대에서 출발해 북한을 통과 한국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건설 공약을 준비중이며 박 전대표는 북한에 첨단 산업단지를 겸한 남북 이산가족 특구 건설 구상을 마련중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양측의 이 같은 대북구상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으로 한나라당과 양대 주자가 보수ㆍ냉전적 색채로 몰리는 국면을 벗어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들은 앞으로 경제ㆍ정치 문제에 못지 않게 남북ㆍ통일 이슈까지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해나갈 예정이다. ◇李, 북한 통과 송유관 구상= 이명박 전 시장측 정책관계자는 이날 “(차기 정부에서) 한반도의 북쪽인 구 소련 지역인 야쿠티아(사하 공화국ㆍ동시베리아지역)의 야쿠츠크 부근 유전에서 북한 지역을 직접 관통, 한국까지 이어지는 송유관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 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저렴하게 운송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시장 캠프에 따르면 대북 통과 송유관 구상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 유가의 안정 및 에너지 확보 ▦대북관계 개선 ▦동북아 에너지 중심국 부상 등을 겨냥한 다목적 카드다. 이 전 시장 측은 프로젝트가 성사될 경우 중동산보다 싼 가격에 원유 확보가 가능해 국내 유가안정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쿠티아와 유전 공동 개발 등으로 차세대 에너지원 확보도 병행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또 북한 땅을 통과하는 송유관에 대한에 대해 일정정도의 ‘통과비’를 지원하더라도 ‘퍼주기’ 논란에서 벗어난 실질적인 대북지원도 가능하다. 또 필요할 경우 북한에 대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지원도 가능하다는 것이 캠프의 분석이다. 송유관이 일부 중국을 통과할 수 있고 앞으로 일본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활용, 동시베리아~중국~북한~한국~일본으로 연결되는 동북아 에너지 공동체를 구성하고 우리가 이 중심에 설수도 있다는 것이 이 전시장측의 구상이다. ◇朴, 북 평강 이산가족특구= 박근혜 전대표측 정책관계자는 “남북 이산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산업 도시를 휴전선 근처 북측 지역인 평강 지역에 건설할 계획을 공약으로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지역과 개성 공단에 이은 ‘제3의 지대’로 북한 지역 평강에 이산가족 특구를 만들어 양쪽 고령의 이산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하는 한편 도시 정착을 위한 산업단지 건설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필요할 경우 남측 인사들은 한국을, 북측 인사들은 북한을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도록 해 거주 공간의 제약을 해소하겠다는 방안이다. 이 구상은 일회성 이산가족 상봉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를 우선 접근하겠다는 박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박 전 대표측은 또 도시의 특성을 살려 바이오-메디컬 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관련 산업과 이 지역의 농업ㆍ환경과 관련한 생명공학(BT) 산업 등을 육성, 개성 공단에 이은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교육 시스템과 기반 시설을 집중하면서 경원선 복원 등 평강을 오갈 수 있는 육로 개척도 병행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측은 물론 유엔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간다는 대형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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