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이용 부자 예금주들 방카슈랑스 주고객 부상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이용하는 부자 고객들이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판매)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자소득만 4,000만원이 넘어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이 되는 예금주들이 방카슈랑스 상품 가운데 적립식 비과세 보험에 가입해 절세혜택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방카슈랑스 시작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영업일 동안 올린 실적 23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130억원이 PB창구를 통해 올린 실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낙현 하나은행 방카슈랑스 팀장은 “7년 이상 돈을 묻어둬야 하는 비과세 저축성 보험에 가입할 경우 종합과세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이 점 때문에 부자고객들이 한 번에 목돈을 내면서 세금을 피할 수 있는 거치식 저축성 보험상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생명이 내놓은 만기 7년에 연리 4.6%의 확정이율식 저축성보험이 전체 판매의 90%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B센터에서 보험을 든 고객의 경우 100%가 이 상품에 가입했고 평균 납입보험료도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PB고객들에 대한 보험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그동안 PB고객 공략에 소극적이었던 다른 은행들도 PB고객을 주요고객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국민은행은 8일부터 하나은행과 비슷한 7년짜리 비과세 보험상품을 PB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SH&C의 거치식 비과세 보험상품을 PB센터용 주력상품으로 선정했다. 한편 은행 입장에서도 고객들이 7년 이상 장기 거치식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수익성에 더욱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PB고객들은 기존 예금을 빼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있어 돈 굴릴 곳이 없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예금액이 줄어들면서도 한 번에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승수 신한은행 PB팀장은 “굴리지 못하고 있던 예금액은 줄어드는 반면 수수료 수익은 크게 올라가 은행의 경영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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