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박사의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당선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와 국내 제약산업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세계 보건의료 분야를 한국인이 진두지휘하게 됨에 따라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국제화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한국인이 UN 산하 전문기구의 선출직에 진출한 최고위직이 이 박사일 정도로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일천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박사가 연간 집행예산이 UN본부와 비슷한 10억달러나 되고 직원도 전문가 3,500명을 포함해 5,000명에 이르는 UN에서 가장 큰 산하기구인 WHO의 사무총장에 선출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교류에도 기여=이 박사는 북한의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북한을 en번이나 다녀왔을 정도로 열성을 기울인 바 있다. WHO를 매개로 남북한간 보건의료사업이나 인도적 지원사업, 말라리아 등 전염병 공동연구 및 질병퇴치사업 등이 활발해지고 한의학 기술교류 등을 통한 협력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의약품 수출 증가 기대=이 박사의 당선은 국내 생명과학이나 제약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WHO나 유니세프 등은 매년 막대한 의약품ㆍ백신 등을 구입하는데 이 박사가 그 예산을 집행하는 기구의 수장에 오름으로써 국내 업체의 수출 확대에 적잖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 제약사의 관계자는 “이 박사가 사무총장이 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의약품 기술수준ㆍ가격 등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고 국제적 인증을 받기 위한 국내 제약업체들의 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돼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인물인가=이 박사는 WHO에서 20년째 근무해온 백신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지난 76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박사는 대학 시절 내내 경기도 안양 나자로마을에서 나병환자를 위해 봉사진료를 했다. 당시 가톨릭 신자로 봉사차 한국에 온 동갑내기 일본인 레이코 여사와 79년 결혼했다. 그 뒤 하와이대서 공중보건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83년 WHO 남태평양사무소 나병팀장으로 WHO에 입문했다. 94년 본부 예방백신사업국장 및 세계아동백신운동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고 2000년부터 결핵국장으로 근무해왔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