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인 1%포인트 금리인하, 22년 만의 지준부리 부활, 은행권 자본확충펀드 지원에 이어 CP 매입까지.
한국은행의 과감하고 강도 높은 금융위기 대책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조차 ‘중앙은행이 이래도 되는 거냐’며 어리둥절해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은의 변신을 이끄는 주역은 단연 이성태 총재다. 이 총재가 지난 2006년 4월 취임 이후 10월까지 단 한차례도 금리를 내린 적이 없고 보수적 색채로 중앙은행의 수호신으로 평가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행보는 가히 파격적이라 할 만다. 화법도 평소 신중 모드에서 직설화법으로 바뀌었고 1%포인트 금리인하도 이 총재 작품으로 알려졌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의 스타일이 너무 달라진 것 같아 직원들이 깜짝 놀라고 있다”며 “실무진도 가급적 총재 의도에 맞추려다 보니 적극적인 대책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CP 매입건도 ‘이심(李心)’의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이 총재는 이달 금통위 때 “비상사태 경계선이 넘어갔을 경우 정부와 시장에서 CP 매입 요구가 거세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CP 매입과 관련한 모종의 대책을 마련해놓았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