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없는 현대차, 사회공헌 방안 어떻게?

검찰이 비자금 등의 사건과 관련해 27일 정몽구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지난 19일 발표한 사회공헌방안의 추진 전망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방안은 발표 당시 커다란 '밑그림'만 그려져 있을 뿐 세부 내용이나 추진방안 등이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단 당초 발표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룹의 총수인 정 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향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사회공헌방안의 세부 추진 방안에 대해 검토중이며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방안별로 세부 계획을 확정,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사재 1조원 사회 환원은 = 현재 사회공헌방안 가운데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주식을 포함한 사재 1조원 사회 환원의 경우 글로비스 주식의 기부 방안으로 외부에 대상 선정을 의뢰하는 방안, 별도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 운영하는 방안, 특정재단에 기부한 뒤 재분배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또 대상 재단 선정과 함께 기부 방법에 대해서는 일단 주식으로 주는 방안으로결정됐지만 향후 사회복지재단에서 기부받은 주식의 배당금을 받는 방안, 또는 이를직접 처분하거나 현대차그룹이 시가로 재매입해 지원하는 등의 방안도 강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회복지재단에서 기부된 주식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해서는전문가들과 상의해 추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글로비스 주식 외에 추가로 내놓아야할 자금 마련 방안도 고민중이다. 정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출연키로 한 글로비스 주식 2천250만주는 방안발표 전날 주가가 주당 4만1천750원이었지만 정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날 오전 11시 현재 주가는 3만3천400원으로 총 주식가치가 7천515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현재 주가대로라면 정 회장 부자는 2천500억원 가량을, 향후 주가가더 떨어질 경우에는 추가 기부해야할 금액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그룹측은 이같은 추가 기부금액을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1천139만주,현대모비스 678만주, 현대제철 1천68만주 등과 정 사장의 기아차 690만주, 현대차 6천445주 등 보유 주식을 처분하거나 현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정 사장은 불구속된 상태에서 글로비스 주식 기부나 추가 사재 출연 등의 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추진되기는 어려울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경우 정 회장 부자의 법원 판결 이전에 판결 수위를 낮추기 위해 사재 사회환원과 관련한 세부 계획이 나올 수 있지만 판결 이후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 조직 개편은 어떻게 = 현대차그룹은 사회공헌방안에서 윤리위원회 설치나 기획총괄본부 축소 등의 조직 개편도 추진키로 했다. 그룹에서는 태스크포스팀 구성 등을 통해 윤리위원회에 참여할 위원은 사외이사진이나 외부의 추천과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거쳐 선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감사위원회의 기능 강화와 기획총괄본부 축소 등의 조직 개편은 지난 1월 비상경영 선포와 함께 신설된 경영전략추진실에서 이전갑 부회장 주도로 추진된다. 이 부회장은 비상경영 선포때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의 중장기 사업계획및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경영전략추진실과 기획총괄본부, 감사실을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정 회장의 공백으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장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정의선 사장 또는 김동진 총괄부회장 대행체제나 계열사 사장단 이상이 참여하는 '비상경영위원회' 등의구성이 불가피한 상태여서 정 회장없이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정 회장 공백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마련돼있지 않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든 비상경영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며 "그러나 조직개편은 당장 쉽지 않은 사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부재에 따라 각 계열사는 자율경영 체제가 불가피해 기획총괄본부 축소를 통한 계열사 독립경영체제 구축은 비교적 원활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 협력업체 상생협력방안은 = 현대차그룹이 사회공헌방안의 후속대책으로 25일내놓은 협력업체 상생협력방안은 대부분 기존 대책을 확대, 추진하는 것이어서 비교적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안은 협력사 자금 지원을 위해 현재 중소기업 협력업체에게 60일 어음으로 지급하던 내수 부품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고 대기업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현재120일인 내수 부품대금 어음기일을 60일로 단축하는 것이 가장 큰 골자다. 방안은 또 협력사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까지 협력업체 자금지원금액을 당초 13조원에서 15조원으로 늘리고 협력업체 품질.기술 육성기금 500억원을조성해 업체당 20억원, 3년 이내에서 융자해줘 부품 경쟁력을 높이는 내용도 담고있다. 그러나 당장 현금 지급해야 하는 중소기업 수출대금이 3조3천억원에 달하는 등방안 추진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됨에 따라 자금조달 상황에 따라서는 차질이 빚어질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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