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과서 왜곡시정 미흡 '갈등 증폭' 예고
정부 "日 상임이사국 진출 저지"
潘외교 "후소샤 공민교과서 개악됐다"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후소샤(扶桑社) 교과서의 왜곡 내용을 거의 시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독도문제로 촉발된 한일간 갈등이 교과서 문제로 인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애초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후소샤 공민교과서의 독도전경 사진과 독도 영유권 주장이 삭제되기를 기대했으나, 그 기대가 무산됨에 따라어느 정도 강경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러나 검정결과가 정식으로 발표되면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률을 낮추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채택작업이 완료되는 오는 8월까지 한일 양국의 `양식있는' 시민단체들의 채택률 낮추기 운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왜곡내용 뭘까 = 독도 전경사진을 공민교과서 표지에 게재하고 독도영유권주장을 포함시킨 것이 가장 민감한 포인트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검정과정에서 후소샤 공민교과서에 담긴 이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얼마전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일본은 러일전쟁중에 독도를 자기나라 땅으로, 그야말로 무력을 강탈했으며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로 선포한 2월 22일은 100년전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로 편입한 그날"이라며 "그 같은 행위는 지난 날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대한민국의 광복을 부인하는 행위"라고 밝힌 바 있다.
일제의 식민지통치가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이른 바 식민지 근대화론, 가학사관 부정론 등 사관에 근거한 역사기술도 전혀 수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후소샤 교과서 신청본은 `조선의 근대화를 도운 일본'이라는 별도의 장을 신설해 식민통치를 노골적으로 미화하고 있으며, 한일병합 당시 식민지를 가지고 있던다른 나라를 일본이 인정해주는 대신에 일본의 한국 병합을 인정했다는 내용을 담아한일병합이 합법적이었다는 점도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러일전쟁에 대해 러시아 위협론을 강조하며 개전의 책임을 러시아에 떠넘기고전쟁을 시작하게 된 자국내 상황은 전혀 거론하지 않고 있다. 종군 위안부 문제는 2001년과 마찬가지로 아예 다루지 않고 있으며, 강제동원을다루는 장에 `가미카제 특공대'를 환호하는 일본인들의 사진을 삽입해 당시 모든 일본인이 일본 지배를 바라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역사교과서내 `조선반도와 일본'이라는 칼럼을 통해 조선을 `일본을 향하여 대륙으로부터 하나의 팔처럼 돌출된 반도'라고 기술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이 말은 고무라 주타로 외무대신이 1903년 말한 `팔뚝론'으로 러시아가 조선을점령하면 일본이 위험하니 그 전에 한국을 미리 점령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기위한 의도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검정본은 신청본과 비교할 때 일부 표현상 개선된 부분이 있으나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식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반장으로 한 교과서 왜곡 대책반은 이날 오전 회의를 갖고 채택률 낮추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그러나 5일 문부성의 검정결과 공식 발표이후 구체적인 정부 대응책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단 재수정 요구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2001년에 35개 항목의 재수정을 요구한 바있다.
또 2001년 후소샤 교과서 파동 당시 최상룡 주일대사를 소환한 전례가 있다는점을 감안할 때 주일 대사 소환카드도 신중히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입력시간 : 2005-04-01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