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대북 경제제재가 오히려 북한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여러 가지 위험한 충돌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개막식 축사에서 “경제제재는 큰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북한은 경제적 제재하의 가난에 익숙해져 있고 외세의 간섭에 대한 반발로 국민을 결속시켜 경제적 궁핍을 극복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부시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해왔고 그 결과는 미국의 큰 실패를 가져왔다”고 지적한 뒤 “북한은 미국과 주고받는 협상이 이뤄지면 한반도 비핵화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한번 기회를 줘봐야 한다”며 다시 한번 북ㆍ미 양자 대화를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기회를 줬는데도 북한이 배신하면 그때는 6자회담 참가국 등 세계 각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제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축사를 마친 뒤 행사에 참석한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과 별도 면담을 갖고 북핵 사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소로스 회장은 “미국 내에서도 딕 체니 부통령 등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대화 무용론자들이 있고 국무부 내의 합리주의자들은 대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다”면서 “점차 대화 카드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