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고유가와 유동성의 싸움

창(고유가)이냐 방패(유동성)냐. 국내 주식시장이 배럴당 60달러선을 넘나드는 고유가와 풍부한 유동성의 양자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해 6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물가 압력을 높여 지지부진한 경제에 큰 타격이 되며 이는 증시에 악재다. 하지만 증시의 간접상품으로 꾸역꾸역 몰리고 있는 시중 부동자금은 증시의 조정을 억제하는 강력한 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고유가가 증시의 조정을 몰고올 것이라는 견해와 유동성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별 악재가 되지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있다. 일단 증시의 상승세는 고유가에 눌린 모습이다. 27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9시10분 현재 지난 주말에 비해 10.27포인트 급락한 992.16을 기록하고있다. 지난 주말에 이어 이틀 연속 조정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가장 위협하는 변수는 유가"라며 "이는 글로벌 경기와 유동성을 동시에 위협할 수 있는 메가톤급 악재"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한계에 도달한 원유공급 여력, 견조한 전세계의 원유 수요, 충분치못한 정유시설, 국제적 석유투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단기에 유가 불안을 떨쳐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도 "유가가 현 수준에서 추가 상승한다면 분명히 경기 둔화의 요인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증권은 "유가상승이 소비자들에게 일종의 세금 개념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고유가가 장기화한다면 개인의 소비성향에 타격이 될 수 있고 기업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신증권은 "세계 경제의 심장인 미국 경제는 현재 제조업의 부진을 소비가 떠받치는 모습이지만 유가가 상승할 경우 소비가 위축돼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유가가 둔화되고 있는 국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증권사들간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현재의 유가 수준이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향후 증시가 어떤 흐름을 보일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향후 장세를 낙관하는 증권사들의 경우 강력한 유동성의 힘이 고유가라는 악재를 이겨낼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증권은 "유가 상승이 주가에 제동을 걸고 있고 2.4분기 기업실적 리스크도부담이 되고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 환경과 하반기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현 수준에서 유가가 통제될 수만 있다면 증시는 유가 불안에 대한 내성을 점차 갖춰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한국 증시는 적립식펀드 등의 유동성 강화로 과거와 체질이 달러져 있는 것이 사실임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고유가와 원화 강세, 외국인 매도 등에도 불구하고 1,000선은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신증권은 "유동성의 힘의 의해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있으나고유가 등으로 인해 펀더멘털의 위험이 점차 높아가고 있어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지수의 조정이 프로그램 매도에 의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대헝주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의약.건설.전기전자.금융업의 경우 일부 차익실현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고유가에 따른 미국 증시 조정으로 인해 증시가 980선 정도까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증시는 유동성이 보강되고 있기 때문에 미 증시에 비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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